성장영화~하우스 오브 디



1973년, 미국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 신체 나이는 41살이지만 정신연령은 11살인 파파스와 13살 토미는 동네에서 고기 배달을 하며 함께 영화를 보러 다니고 야구를 하는 등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성적 호기심이 충만한 사춘기시절의 토미는 같은 학교 여자 친구 멜리사를 좋아하게 되고 점점 자신과 멀어지는 토미를 보며 서운함을 느낀 파파스는 평소 토미가 타고 싶어하던 자전거-녹색미녀-를 훔치게 된다.
토미를 위해 자전거를 훔친 파파스.
하지만 정신발달 장애자인 그의 고백을 믿지 않는 학교는 토미가 훔쳤다고 단정을 짓고 정학 처분을 내린다.
이로 인해 암으로 사랑하는 남편을 먼저 보내고, 약물로 생활을 유지하고 있던 간호사직의 토미엄마는 과잉약물 복용으로 뇌사 상태에 빠진다.
그러던 중 홀로 남게 된 토미에게 육촌이라는 본적도 없는 친척 부부가 나타나고, 방황중에 구치소에 수감중인 거울 여인을 통해 자신의 길을 선택하게 되면서 결국 예기치 못한 비극이 일어나고 두 친구는 헤어지게 되는데…



간만에 시간과 여유가 나에게 찾아온 기념으로 본 성장소설같은 영화~
각각의 배역들이 적당하게 자신의 역할을 잘 소화해낸 잔잔한 성장소설같은 영화이다.
현재!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프랑스에서 만화가로서 어느 정도 성공을 했지만 과거의 굴레로 부터 헤어나지 못해 원만하지 못한 부부관계로 인해 우울한 나날을 보내다 아들의 생일을 맞이하여 아들에게 생일 선물로 자신이 만든 만화그림집을 건너기 위해 별거중인 아내집을 찾아가서 아내에게 털어놓는 자신의 숨기고 싶은 과거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과거!
아빠를 암으로 떠나보내고 신경증에 시달리는 엄마를 돌보면서 13세의 생일을 기다리는 그, 어리지만 엄마의 흡연을 관리하면서 잔소리를 하고, 엄마의 눈치를 보면서 전전긍긍하던 암울하지만 학교가, 친구가 있어서 좋았던 그, 그러나 치명적인 것은 자신의 정학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여 뇌사상태에 빠진 엄마에게 안락사를 자행한 그,
그로 인해 고향을 떠나 프랑스에서 - 푸줏간 여사장이 프랑스인으로 어린 토미에게 막연하게 프랑스를 동경하게 만든 대상- 유랑하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
성장한 현재에서 그의 과거는 형편없을 줄 모르지만 과거의 그는 정신연령 11세인 파파스와 함께 푸주간 배달꾼을 하면서 짭짭한 용돈도 만지고 파파스와 함께 녹색미녀를 구입하기 위해 저축도 하는 등, 그 중에 만난 멜리사에게 사랑에 빠지고~ 그러다가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만나게 되는 구치소의 거울 아줌마, 그와의 보이지 않는 대화를 통해 13세 소년의 성장은 시작된다.
특히 토미에게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치소 속의 얼굴없는 거울 아줌마로 통하는 베르나뎃의 역할을 맡은 에리카 바두의 연기력은 대단했다.
토미의 인생에 있어 절대적인 지배력과 흡인력을 가진 그가 있었기에 토미는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미래!
아내에게 털어놓은 자신의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아내와의 불협화음은 종지부를 찟고
아내의 충고대로 고향으로 역회전하는 토미,
자신의 유년기를 돌아보면서 구치소 아줌마를 수소문하여 찾아가서 그에게 멋진 거울을 선물하고
자신을 잊어버린 줄 안 파파스를 찾아가서 유년시절에 나누었던 음란퀴즈로 파파스와 상봉을 하게 되면서 도리어 세월의 흐름으로 인해 더 현명해진 파파스를 보며 세월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아내와 아들이 토미의 뉴욕으로 찾아와서
토미의 유년시절을 파파스와 함께 돌아보는 이야이가 스크린에 잔잔하게 펼쳐진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유년기의 전설같은 이야기는 한두개 다 가진 인간이기에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 속의 이야기>
하우스 오브 디~~ 엑스파일의 주인공 멀더요원으로 유명한 배우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첫 연출작이다. 뉴욕에서 나고 자란 그답게 감독 데뷔작의 주무대는 뉴욕이다.
1970년대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는 지금의 뉴욕처럼 활기차고 역동적이지만, 신경증을 앓는 엄마(티아 레오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열세살 소년 토미(안톤 옐친)에게는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영화는 그리니치 빌리지의 작은 동네 안에서 불안정하게 맴도는 토미와 그 주변 인물을 조명하며 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다.
여느 성장영화처럼 <하우스 오브 디>는 사춘기 소년이 겪을 만한 온갖 달콤씁쓸한 경험들을 늘어놓는다.
좋아하는 소녀 멜리사(젤다 윌리엄스)와의 로맨스, 성에 대한 호기심, 멋진 자전거를 갖고 싶은 욕망이 어지럽게 뒤섞인 가운데 토미의 마음 한켠에는 언제나 아빠를 잃고 혼자가 된 엄마를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 또한 자리잡고 있다.
토미를 연기한 안톤 옐친은 이처럼 변덕스럽고도 순수한 열세살 소년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적역이었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은 <찰리 바틀렛>의 엉뚱한 고딩 카운슬러를 떠올리게 하지만, 얼굴 표정을 무너뜨리며 울음을 토해내는 장면에서는 좀더 성숙한 배우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토미 주변의 인물 구성은 무난하다. 41살의 나이에 정신연령은 11살인 학교 수위 파파스(로빈 윌리엄스)는 또래 친구 대신 토미와 추억을 쌓고 갈등을 겪으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일조한다. 그보다는 구치소 철창 안에서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토미에게 큰소리로 인생상담을 해주는 레이디(에리카 바두) 캐릭터가 훨씬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토미의 엄마를 연기한 티아 레오니와 짧게 등장하는 학교 목사 캐릭터, 섹시한 고깃집 주인은 별다른 인상을 주지는 못하나 영화에 무리없이 녹아드는 편이다.
정작 문제는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출연에 있다.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그는 어른이 된 토미를 맡아 소년의 후일담을 말한다.
상처받은 소년이 정든 뉴욕을 훌쩍 떠나버린 채로 끝났다면 여운이라도 남았으련만 어른이 되어 돌아온 소년이 지인들과 회포를 푸는 식으로 영화는 쉽게 끝난다. 군더더기를 없애고 토미의 불안정한 유년 시절에 초점을 맞췄더라면 좀더 깔끔한 성장영화가 될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Tip/ 영화에서 토미와 로맨스를 나누는 여학생은 로빈 윌리엄스의 친딸 젤다 윌리엄스다. 토미의 엄마로 등장하는 티아 레오니는 감독·각본·배우를 맡은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아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