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울 땐 그리워하자
사람이 그릴울 때,
떠난 사람이 더욱 그리울 땐
그 사람과 나눈 추억을
곱씹으면 더욱 서러운 법......
잊으려 하면 더욱 맴돌고
그래서 더욱 몸부림치는 날들의 연속......
함께 한 것 들에 대한,
못다한 것에 대한
추억의 끝자락과 연연함에 붙잡혀
주변을 맴돌고
추억에 잠기는
자기 연민과 떠난 이에 대한 애증으로
몸부림칠 때,
더욱 더 그리워하자.
온통 그 생각으로 지칠만큼
진저리나도록 하자.
그럼 넌저리나도록 싫어질 법도 하다.
2009년 7월 문복산을 갔었다.
하마 정기 산행으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하마님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오른 문복산의 폭염을
하산길의 계살피 계곡물에 떠내려 보내고.....
아름다운 추억을 들고 왔던
그러나 지금은 연연함과 짐으로 남은 문복산~
2010년 6월 20일 산출 창립8주년 기념산행으로 다시 문복산을 찾았다.
산은 그대로인데~
1년전 함께한 님들의 그림자를 밟으며
그들과 함꼐 내품던 가픈 숨을 상상하며
그곳에서 나눈 아련한 추억들을 씹으며
문복산 정상을 올랐다.
내 모습은 여전한데
그들은 없다.
그리고 다시 내옆에 함께 한 또 다른 인연들!!
점심을 먹으면서도 또 나홀로임에
몸서리치며
습관적으로 음식을 돌 씹듯 씹고
하산길에 만난 또 다른 나무와 기억들.....
하늘을 찌를듯한 날들이 아직은 나에게도 있듯이
문복산에서 삶의 흔적을 남길 저 우쭐한 나무처럼
이젠 누구와 오르는 산이 아니라
끝없이 혼자 올라야 할 산만 있음에
문복산 속에서 난 외로웠다.
어느 산인들
고사목이 없으리.
문복산에서 만난 고사목은
마치 나의 산행기처럼
중간의 성장을 멈추고 그렇게 끝을 내고 있었다.
작년 이맘 문복산 계살피 계곡의 유속은
남은 청춘을 휩쓸만큼 힘찼는데.....
물줄기초차 자취를 감추고
그 주변에 개망초꽃만 소리없이 웃고 있었다.
또 다시
문복산 계살피 계곡의 물줄기가 분출하는 날이
다시 올까?
솔메이트 산과 나의 삶에 대한 추억을
훌훌 날려버리며
문복산 아래 이름모를 가든의 빨래줄에
멀어져가는 솔메이트와의 추억을 깨끗하게 빨아 널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날을 회상하며
언젠가 내 삶의 푸르른 날과
창연한 삶이
비집고 들어올 그 날을 고대하면서......
열창하고
색색깔의 삶과 조우하는 그들을 뒤로 둔채,
그렇게 나홀로 하산을 했다.
문복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