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선셋~이런 사랑 또 있을까?
비포 선셋 (2004)
Before Sunset
9.1
- 감독
- 리차드 링클레이터
- 출연
- 에단 호크, 줄리 델피, 버논 도브체프, 루이즈 르모이네 토레스, 로돌프 파울리
- 정보
- 로맨스/멜로, 드라마 | 미국 | 80 분 | 2004-10-22
당신의 기억 속에는 누가 존재하나요?
비포선라이즈에서 제시와 셀린느 역으로 인상을 남겼던
두배우와 감독이 다시 만나서
사랑과 재회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린 비포선셋!
새해 첫날,
서방님과 거실에서 비스듬히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서 본 영화...
셀린느 : 비행기 놓치겠다~
제시 : 알아~
란 대사로 여운을 남기면서
뭔가 저속한 행위,
광란의 섹스 씬이 있을거라
상상한 관객들의 뒤통수를
보란듯이 치고 끝난
영화 비포선셋....
-사실 주인공 제시와 셀린느도 그런 욕망을
대사 속에, 눈빛속에 광렬하게, 아니 간절히 품고 있었는데... 분명히?-
스토리에서 간간히 오버랩되는
둘의 대화 속에
그들이 다시 만난 파리가 아닌
9년 전의 비엔나가 문득 그립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들의 첫사랑이자 영원한 사랑의
격정지인 비엔나에서 펼쳐진
전작 비포선라이즈가 불현듯 보고싶다.
9년만에 만난 영원한 연인,
제시와 셀린느....
영화는 시종일관 그들의 일상 대화로만 이루어진
속칭 저예산 영화이다.
등장 배우라고는 딸랑 셋
-제시와 셀린느, 그리고 운전기사, 그는 끝부분 잠시 등장-
베스트셀러작가로, 그리고 가정을 가진 성공한 제시,
환경운동가로 아직도 솔로인 셀리느..
서로를 잊지 모새 정상적인 생활,
솔직히 표현하면 성생활에 트러블을 갖고
서로를 그리워 한 두사람...
베스트셀러작가로 책싸인회 차 파리를 방문한 제시의 강연회에 찾아온 셀린느,
그리고 둘의 재회...
셀린느가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가지 전까지의 짧은 시간...
그 둘은 카페에서,
강변을 산책하며,
셀린느의 집에서
숨겨둔 이야기들을 나눈다.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그들은 9년전 비엔나에서
어떤 경험을 하였기에
여전히 그 사랑을 잊지 못할까?
영화를 보면서
참 많은 부부들의 모습을 살짝 엿보는 것 같다는,
제시와 셀린느의 이야기가
너와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싶어졌다.
그들이 얼마나 간절히 그리워하고
애태워 왔던지.....
우리들은, 아니 나는
지금 누구를 그리워하고 애태워하고 있지는 않는지....
- 비포선셋의 줄거리외 또 다른 이야기-
9년 전,우연한 만남으로 사랑은 시작됐다.비엔나를 거쳐 파리로 향해 달리는 유럽횡단 기차 안. 여자친구를 만나러 유럽에 왔다가 실연의 상처만 안고 돌아가는 미국 청년 제시(에단 호크)와 부다페스트에 사는 할머니를 만나고 파리로 가는 셀린느(줄리 델피)는 처음 본 사이지만 교감이 깊어져 함께 비엔나에서 내리게 된다. 그리고 동이 트기 전,사랑이 끝난 줄 알았다.아름다운 비엔나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랑과 우정,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대화.. 파리의 오후에 다시 만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로맨스“9번 트랙, 6개월 후 6시” 그 로맨스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이 약속은 주술과도 같았다.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로맨스를 나누던 그들의 다시 만날 약속을 어찌 잊는단 말인가. ‘과연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될까’ ‘그들은 혼란스럽던 그 하루의 감정을 정리할까’ ‘수줍게 건넸던 그들의 머뭇거림이 6개월 후엔 ‘확신범’으로 자리매김할까’ 잡다한 감상의 편린들이 각자의 떠나던 길목에 함께 했다. 기차역에서 헤어진 뒤 제시(에단 호크)는 버스를 타고 피곤한 듯 머리를 뉘이고, 셀린느(줄리 델피)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응시하며 하염없는 추억의 상념에 빠진 듯 미소를 짓다가 눈을 감는다. 그것이 9년 전 그들의 마지막이었다. 내 생애 가장 후일담이 궁금했던 영화. <비포 선셋>은 그랬다. 해 뜨기 전 그 짧은 하룻밤. 비엔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로맨스가 펼쳐지는 공간이었다. “멋진 아침이야. 이런 아침이 또 올까?”라며 사랑에 들뜬 감정을 보여줬던 수다남녀는 9년 전 언제 다시 만날 것이란 확신없는 묘하게 열린 결말을 보여줬다. 그들의 로맨스가 흩뿌려진 비엔나 곳곳의 풍경들이, 그들 없이 덩그러니 남은 풍경들이 하나둘 스쳐지나가는 것으로 관객들은 상상의 나래를 펴야만 했다. 수다남녀, 재회하다 <비포 선라이즈> <스쿨 오브 락> 등을 만든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그 낭만과 로맨스의 후일담을 9년 만에 선보였다. 함께 작업했던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도 제시와 셀린느의 나이듦이 궁금했던 것일까. 어쨌든 그들은 뭉쳤고 뒤늦은 팬 서비스를 단행했다. 햇살처럼 투명하던 그들의 20대는 어느덧 30대로 세월을 머금고 있었다. <비포 선라이즈>에서 해 뜨기 전의 추억들을 아쉬워하며 “시간은 토끼처럼 달려간다”던 제시의 말마따나 세월은, 시간은 그들이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그 남자, 그 여자의 9년 후 향기는 확실히 달랐다. 아침햇살 같은 상큼한 매력의 셀린느는, 농익을 대로 농익은 저녁노을 같은 여인이 돼 있었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진 제시는 훌쩍 커버린 남성의 향기를 뿜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엔 비엔나가 아닌 파리였다. 그들은 9년의 세월을 무시하지 않았고, 그윽한 눈빛과 자글자글한 골이 깊게 팬 주름의 골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6개월 후의 그 약속은? 링클레이터 감독은 초반, 그들의 약속이 어긋났음을 알려준다. 6개월 후 비엔나를 찾아갔던 제시는 바람을 맞고 당시 쌀쌀한 겨울 기운 속에 폐인이 됐음을 고백하고 셀린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음을 설명한다. 그렇다면 둘의 만남은 다시 우연으로 기워진다. 그들의 잊지 못할 하루를 소설로 써서 작가가 된 제시가 책 홍보를 위해 찾아간 파리의 서점에서 여전히 독신인 셀린느를 만나게 되는 것. 그리고 제시가 비행기를 타기 전, 이제는 해 지기 전까지 2시간도 남지 않은 시간, 둘은 다시 수다를 풀기 시작한다. 수다 로맨스는 그렇게 새록새록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다. 수다 남녀의 재회는 9년 전과 비슷한 궤적으로 산책과 수다로 충만하다. 그리고 그날의 기억을 되새김질한다. “그날 밤 함께 잔 기억이 없어. 난 콘돔 없이 안 하거든”이라며 딱 잡아떼던 셀린느는 제시의 추궁(?)에 “우리 그날 밤 두 번이나 했어”라고 그 날의 짜릿한 원나잇스탠드에 대해 발설한다. 한편으로 전화나 편지는 우울해질 뿐이라며 쿨한 이별을 했던 9년 전 기차역에서의 기억은 증발되고 “왜 그 때 연락처를 교환 안 한거지?”라고 제시가 묻고 셀린느는 “지난 일이야. 운명이었나 보지”라며 새로운 만남을 열어간다. 파리의 연인, 그들에게 주어진 오후 그러나 9년 전 그들의 여정과 달리, 파리는 해 지기 전까지의 시간만을 허락한다. 다시 헤어짐을 전제로 그들은 옛 사랑을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어긋남에 대한 원인부터 얼마나 서로에 대해, 그날의 로맨스에 대해 생각하고, 그리워하고, 후회하고 있었는지, 그들은 그날처럼 산책하고 수다를 떤다. 추억은 방울방울. “나 좀 변했어”라고 묻는 셀린느에게 제시는 “벗은 걸 봐야 알겠는데?”라는 등 그들은 생생한 그 날의 기억을 반추하고 푹 빠진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 때와 같지는 않다. 그 아우라는 살아있으나 그들은 나이가 들었고,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20대의 풋풋함으로 삶, 죽음, 성정치학, 철학, 음악, 가족, 사랑 등 전방위에 걸쳐 매혹적인 어록을 만들어냈던 그들은 30대에 맞는 대화록을 재구성한다. 허투로 먹은 나이가 아닌, 현명하게 세월을 담금질한 사람들에게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 <비포 선셋>의 장점이자 매력은 바로 거기에 있다. 그들의 로맨스 아우라를 그대로 간직하면서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극 초반 나오는 짧은 플래시백을 제외한다면 그들의 발걸음과 대화를 따라 카메라는 이동한다. 골목과 길을 거쳐 카페와 공원, 유람선, 셀린느의 아파트까지 그들의 대화와 동선을 따르면서 수다는 점점 고조된다. 9년이란 간극도 그 과정에서 차츰 녹아들고 그들은 30대 다운 현실적인 고민들로 서로에게 털어놓는다. <비포 선셋>은 마냥 그들의 로맨스가 새로 개화하는 과정을 그리지는 않는다.저 깊은 곳에 있는 힘겨움까지 드러낸다. 지리멸렬하고 섹스리스에 가까운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제시는 “누가 만지기만 해도 내 가슴은 무너져”라며 공허감을 토로하고 “무너지는지 보자”며 셀린느는 제시를 감싸 안는다. 서글프고 지리한 삶의 흔적과 로맨스의 마술이 합쳐지는 장면이다. 하지만 셀린느도 별반 다르지 않다. 환경운동을 하는 셀린느는 자신을 떠난 남자들은 왜 바로 결혼하고 헤어진 뒤 사랑을 가르쳐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한다는 불평을 내뱉는다. “그날 밤 내 모든 걸 쏟아 부어서 아무 것도 남은 게 없어.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밤을 보냈는데, 다른 로맨스가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어?”라는 그 로맨스의 후유증도. 그들에게 주어진 파리의 오후는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로맨스는 계속된다... 두 사람의 로맨스에 대한 생각도 세월과 함께 정반대로 바뀌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머리를 어떻게 빗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할 건지, 그렇게 서로를 아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던 셀린느는 어느덧, 사랑에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여인이 됐다. 20대엔 로맨틱하고 순수한 사랑을 믿었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현실적이 된 것이다. 반면 같이 오래 산 부부들의 권태감을 얘기하던 20대의 제시는 그래도 사랑이 있어야 한다며 로맨스를 옹호한다. 그들은 그랬다. 한결같은 순수와 로맨스로 세상을 살아가는 20대가 더 이상 아니었다. 로맨스에 대한 환상과 허상의 교차로에서 자신들의 현실과 위치를 인식하고 있었다. 세상을 근거없는 낙관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택하는 냉소까지. 그들의 수다는 영화 밖 그들의 실제 모습과 생각을 투영한 듯 자연스럽고 진정성을 띤 듯 보인다. 그들은 여전히 생각과 사고가 서로 다르지만, 로맨스는 다시 부활한다. 그들은 세월과 세상의 풍파에 내성을 가진 듯 했고, 자글자글하게 눈 주위를 뒤덮은 주름의 흔적만큼이나 원숙해졌다. 로맨스도 더욱 깊어졌다. 9년이란 세월도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로맨스를 깎아 놓거나 흐리게 하지 못했다. 해 뜨기 전의 그 잊지 못할 낭만은, 해 지기 전이라고 변하지 않았고 다른 모습과 형태의 낭만으로 나타난다. 무엇보다 압권은 통기타 반주가 곁들여진 셀린느의 라이브다. 'A Waltz for a night'라는 그 노래는 비행기 시간을 앞둔 유부남의 마음 뿐 아니라 관객의 마음까지 송두리째 뺏을 만큼 매혹적이다.(줄리 델피는 지난해 솔로 앨범을 발매했었고, 이중 등 3곡이 영화에도 수록돼 있다고 한다.) 9년 전 그 로맨스를 떠올리며 애잔하게 노래를 부르는 그녀와 노래를 들으며 점점 소파에 몸을 기대고 빠져드는 그. 정말 비행기를 놓칠 것 같은 제시지만 안달복달 않는다. 그들의 9년 전 로맨스에 공감했던 이라면, 그 심정 또한 말 안 해도 비디오다. 얼마나 소중한 기억이었기에. 우리는 안다. 9년 전 그들이 나누었던 그 하룻밤 로맨스가 얼마나 짜릿했는지. 그 감정, 그 느낌, 그 심장의 두근거림. 사랑했던 기억은 세월이 흐르고, 주름이 자글자글 생기고, 옛 모습과 달라지더라도 잊혀지지 않는 법인가보다. 추억할 거리가 너무 많은 그들이기에. 그게... 사랑이다. 최악의 이별은 추억할 거리가 없는 이별이라지 않던가. 마지막 장면, 오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셀린느가 “Baby, You're gonna miss this playing”라고 말하자, 제시가 씁쓸한 표정으로 “I know...”라는 말을 던지고 끝난다. 아, 사랑이여, 로맨스여, 그 잔인한 시간의 흐름이여. 은근슬쩍 로맨스를 암시하는 듯 열린 결말로 인해 <비포 선셋>은 <비포 선라이즈>가 그러했듯, 또 다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묻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지. 잃어버린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다시는 겪지 못할 것 같은 그런 로맨스를 했던 사랑을 우연찮게 만난다면, 추억과 그리움으로 쌓였던 그 날을 다시 복구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온다면, 당신은? P.S… 부산에서 열린 영화의 바다에 빠져 본 <비포 선셋>을 통해, 이번에는 비엔나가 아닌 파리를 가고 싶어졌고, 기차가 아닌 유람선을 타고 싶어졌고, 음악 청취실이 아닌 사랑하는 누군가의 집에 가기 위한 계단을 오르고 싶어졌고. 그리고, 왈츠풍의 라이브가 너무도 듣고 싶어졌다. 9년을 기다렸다면 그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해질 때까지 펼쳐지는 그들의 가슴 저릿한 로맨스를... <비포 선셋>을 꼬옥 봐야 할 열 사람! 1. 사랑했던 사람과의 지키지 못한 약속이나 바람 맞은 기억을 지니고 있는 사람. 2. 파리의 골목골목과 구석을 돌아다니며 사랑의 흔적을 남기고 픈 사람. 3. 유람선을 타고 지나간 사랑의 기억을 되새김질 하고픈 사람. 4. 잊지 못할 옛 사랑을 우연이라도 다시 만나고픈 사람. 5. '이젠 더 이상 내게 사랑을 없어'라며 사랑에 회의적인 사람. 6. 사랑에 거듭 실패하면서도 '그래도 사랑은 있어'라며 언젠가 다가올 새로운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 7. 하룻밤이라도 평생을 잊지 못할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 8. 언젠가 그 사랑을 책으로 엮어내고 싶은 사람. 9.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직접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 10. 비포 선라이즈를 보고 그 영화를 잊지 못하는 모든 사람. [ 뉴스 글_ToTo ] | Daum 영화 평론가 | 2004.10.15 16: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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