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료실

들샘 조명제님

교육신화 2007. 7. 19. 08:30

신화님의 글을 읽고 문득, 오래전 제가 교직이 아닌, 햇병아리 직장 생활을 할 때 한 분이 떠 오릅니다.

제가 근무하는 파트( 총괄 업무 부서) 부장님이셨는데, 키가 크셨고, 당시에 모 스포츠잡지 표지에 스키 타는 사진이 게재될 정도의 스포츠맨이셨지요.  당시 저는 경리부서에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기업의 관행이 접대비라든지, 어떤 비용을 지급하면 상대방이 일정 금액을 봉투로 답하곤 했어요,  보통은 윗선에서 적당히 처리하는데,  이 분은 유독 그 비자금(?)을 저한테 맡겨 회식비 정도 되면 회람해서 전 부서 직원이 함께 했어요. 즉 금전적인 면에서 엄격하셨지요. 

또한 업무엔 칼날처럼 날카로웠지만, 꾸중 뒤엔 항상 당사자만 알아차릴 수 있는 반대급부를 주셨지요.



제 대학원 논문(1987)이 초등학교장의 리더십인데,  학교 규모에 따라 바람직한 리더십 유형이 달라지더군요. 소규모학교는 인간중심형, 대규모학교는 과업중심으로..


흔히들 관리자는 세 가지 덕목 중 한 가지는 갖추어야 한다는데,

즉 덕장(德), 지장(智), 재장(財)이지요.

덕을 베풀어서, 아니면 학문적 지혜나 실력으로서 감동시키든지, 그도 아니면 재화를 풀어 구성원을 감화시키든지...

근데 가장 으뜸은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다른 얘기인지 몰라도

학교의 경우 교장, 교감의 직책이 승진의 개념보다는 보직의 개념으로 갔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누구든 권력 내지는 권한을 주면 - 칼을 쥐면 휘둘러 보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니만큼.

오래 전에 이화여대 부속초등학교를 방문했는데, 그 곳은 교감, 교장이 보직이더군요.  교감은 돌아가면서 주로 문서 내지는 연구 쪽을 맡고, 교장은 대학에서 교수가 보직으로 맡고

교사는 일정 연한이 지나면 대학에도 출강하고...


또한 현행 연수제도를 수정해서 1정 연수 이후 한 10년 지나면 모두가(좀 젊을 때,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교감 연수를 받고, 

교감, 교장 임기 마치면 평교사로 돌아오든지, 명예퇴임을 하면 지금처럼 아무개 교장이 어떻다더라 하는 부작용은 없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사 개인의 가치관과 재능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교단은 승진을 목표로 점수를 채워가는 교사는 유능하고, 그렇지 않은 일선 교사는 마치 무능한 교사인양 몰아가는 분위기입니다. 한편 교사들도, 부장이 아니고 승진에 관심이 없으면 분장 업무를 안 해도 된다는 식의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서 비롯됩니다.


학교장이나 일반 단체장은 물론이고

인간적이고 유머가 있고, 보편적인 사회 통념을 받아들이며, 독단적이지 않으며, 다방면에 지식을 가지면서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고 수용할 줄 아는,

계획성과 일관성이 있으며...

뭐 이런 덕목을 늘어놓자면 끝이 없겠지요.


제가 느낀 중에서 가장 부정적인 관리자는

골목대장형, 보스형인데, 매사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보복이 가해지는 스타일.

원칙도 없고 그저 자신의 기분에 좌우되어, 교사들은 항상 교장 눈치만 보게 되지요.

항상 자신만 옳고, 자신의 틀 속에 모든 것을 가두려 하는 아주 위험한 리더십입니다.


그리고 이런 관리자 일수록 금전적인 잡음도 많습니다.

 

제가 모셨던 인상 깊었던 교장선생님의 면면은

사전 충분한 논의를 거친, 대다수가 합의한 계획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꾸중에 앞서, 먼저 가르쳐주고 대안을 제시해 주는,

학문과 운동 등 다양한 분야를 수용하시며 함께  하는,

학교가 즐거운 삶의 큰 부분임을 알게 해 주는

무엇보다 구성원 모두를 너른 가슴으로 안아주는

그런 관리자이셨습니다.


   

신화님의 글에

정말 두서없이 막 써 내려 왔는데, 전혀 아닌 것 같아서 망설여집니다.

우선 성의로 생각하시고...


흉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공부하는 경전에

- 어떠한 훌륭한 가치라도 주장하거나 내세우지 마라. 심지어 교육을 통해서도 주입하지 말아라. 했는데 우리는 서로 내 것만 옳다고 주장하는 통에 세상에 분쟁이 끊일 날이 없습니다. 저도 노력합니다만 아직 부처님 손바닥입니다.


함께 보내주신 음악과 좋은 글,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 2007. 7.18 들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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