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료실

뜻밖의 만남- 그것이 단지 시작의 이유

교육신화 2009. 4. 16. 16:12

보고서의 시작은 이렇게 전개되고 있었다.

10년전의 교과연구사례발표대회~

 

1999년 회동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것도 마지막 해이다.

올해는 금세기 마지막 해이자, 새로운 천년을 목전에 둔 의미있는 해이기도 하다.  작년에 5학년을 한 나는 쌍둥이 아들놈이 2학년이란 이유를 보기좋게 들면서 그리고 마지막 해라는 기득권을 앞세우며 학년 희망에 2학년을 기재하고  당연히 되겠지 -본교의 예년 학년 배당 원칙에 준한다면 특별한 변동 사항이 없다면 가능함- 라고 생각하며 길지 않은 봄방학을 여유롭게 보내고 있었다.

 봄을 재촉하는 늦은 겨울비가 촉촉히 내리는 2월의 끝날, 집에서 새 학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교감 선생님의 정다운 목소리였다. 나는 이렇게  준비를 위한 휴식을 하고 있는데 교감선생님께서는 오늘도 학교에서 학교 관리와 신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다는 생각을 하자 왠지 죄송스러웠다. 교감선생님의 반가운 목소리도 잠시 ?신 선생, 오늘 안 바쁘면 학교에 좀 나오지.  면담과 힘든 부탁 좀 하려고......?하시는 말씀에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전화를 끊고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 못했다. 교감선생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좀처럼 남을 곤란하게 하지 않으시는 분이 그런 전화를 하셨다는 사실조차 거절하게 힘든 뭔가가 있었다.

학교에 도착하여 교감선생님과 나눈 이야기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미안하지만 5학년을 다시 한번 더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난 그 말에 무척 화가 났다. 작년에도 서로 하지 않으려는 5학년을 말없이 했는데?????. D급지라서 2년만 근무하고 옮기는 이 학교에서 또 5학년이라니. 그리고 올해의 5학년은 작년과는 또 다르다. 영어가 2시간 들어오면서 주 33시간 수업으로 6학년보다 수업 시간이 많은 학년이다. 그래서 올해는 서로 5학년을  안할려고 하는 실정인데. 작년에 5학년을 한 나더러 또 하라니 이건 말도 안돼. 화가 불쑥 치솟았다. 그러나 그 다음 교감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는 망설였다. 올해 5학년에는 약간 문제가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 학생들을 맡아달라는 것이다. 작년 학생들을 담임하는 모습을 보니 그 아이들의 담임으로 최적임자 같다면서?????.

작년 4학년 학기말에 집단 가출을 한 문제(?)의 그 아이들이었다. 두놈이 주동이 되어 가출을 시도했다가 부산역 관할 파출소의 신고로 돌아왔다가 수시로 사고(?)를 쳐서 담임들이 머리를 휘젓고 결국 그 아이들의 상담과 학교생활을 맡으셨던 교감선생님. 이제 새 학년으로 올려보내면서 그 아이들의 문제가 난감하셨던가 보다. 모든 선생님들이 그 사실을 아시고  올해 5학년은 NO. 새로 부임해 오시는 어떤 선생님의 몫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그 아이들. 그 아이들의 문제를 이야기하시면서 나더러 그 아이들을 1년 담임해달라는  교감선생님. - 이하 축약 첨부파일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이면 강산이 한번 변했을 세월이다.

 

요즘말로 하면 교육열악지구이자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인 동래구 회동동에 위치한 회동초등학교에 근무하던 내가 열악한 주변 환경과 결손적인 요인이 많은 가족 환경  속에서 대체로 생활하는 회동초등학교의 5학년 학생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1년간 그들과 나를 위해 뭔가 의미있는 일을 시작하고자 모색한 것이 바로 교과연구회 실천사례대회 참가였다.

 

주제는  "통합(마음나눔체험)활동 통해 자기주도적 나눔 정신과 토론 문화 정착했어요"로 잡았다.

다른 곳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박탈감과 결핍감이 강한 아이들에게 나눔이나 토론, 봉사는 어울리지 않는 문구라는 일반적인 동료 교사들의 생각과 나는 다른 생각을 했다.

 

자신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나 부정감은 남에게 나눌 때 도리어  커진다는 사실을 책이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나였기에 감히 매사에 부정적인 우리 회동친구들에게 함께 해본 것이다.

 

역시 내가 예상한 대로 대박이었고, 사례발표대회에서도 대박을 터뜨렸다.

교육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 그에 따른 바른 방향을 잡고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더 이상 의심할 필요가 없음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그리고 나에게 그런 기회를 준 교감샘께도 감사드린다. 10년이 지난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