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글씨 이야기
뜻밖의 횡재를 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책을 사고 나오는데
문밖의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 계유년 여름 사문 심우 석일찬
고려말기의 큰스님 나옹화상의 한문게송을
한글로 풀어 쓴 것으로서
이천 영월암의 일찬스님이 16년 전 쓰신 붓글씨를
내가 보물로 삼게 된 것이다.
읽을수록 청산(말없음), 창공(티없음),
사랑(좋음), 미움(나쁨), 물(낮음),
바람(가벼움)이 한데 어울려
우주공간에 숨을 쉬며 살고 있는
나 스스로의 마음씨가 어떠해야 할지를
곰곰이 되씹게 만들어준다.
- 이상보, '붓글씨 이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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