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본 책 중에 가장 어려웠던 책 중의 한권~
내가 이책을 알고 찾게 된 것은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속에서 발견했다.
그리고 이 책을 펴기 위해
여기저기 뒤지다가
우리 원 도서관의 지하서고 속에 먼지를 덮고 서있는 이책을 찾았다.
-폐기처분도서 목록에 있었다-
케케묵은 종이 냄새와
한문이라는 편하지 않은 문자가 책의 절반을 덮고,
그것도 모자라 빛바랜 겉표지와
군내나는 듯한 책장들 ,
세련되지 못하고 빛바랜& 다소 침침한 색상의 책표지가
웬지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할거란 예감마저 불러 일으켰다.
한마디로 참 어려운 책이다.
선이란 무엇인가보다는,
첫장부터 토머스 머튼의 서장인 '선에 관한 기독교의 견해'가
선에 대한 이해를 더욱 혼란하게 만들었으며
선의 시작이라 일컫는 달마에서 그 전성기인 육조 혜능에 이르기까지,
그 사후에 계속이어지는 선학의 대가들인 여러 종파와 그의 학문과 선문답을 모아놓은
선학에 대한 일대 역사를 펼쳐놓은 선학서이다.
선이란 대단히 신비스럽고 난해하다.
그래서 속인들에게는 외경의 대상이자 근접할 수 없는 학문으로 접근이 어려워
단지 오매불망 그리워하며,
일상에 있어 세속과 절교한 채,
선문답속에 헤매고 있는 그들-선학자들-을 우리는 도인이라 칭하며
그들의 유유자적한, 자연친화적인 생활을 흉내내고자 노력한다.
이 책의 저자인 중국명 우징슝(한자명:오경웅)박사는
영어이름인 John. C.H.Wu박사로 필명을 더 날린 세계적인 중국의 석학이다.
그의 학력과 경력에서 보이듯이 존우는 법학자이자 외교관이면서 철학교수로 폭넓은 활동을 하다가 대만으로 귀국하기 전에 미국에서 10년간 연구한 선학에 대한 연구 강의를 모은 책이바로 선학의 황금시대이다.
이 책을 통해 선학오가의 계보를 알게되고
선의 기원과 중요성도 약간이나마 알게 되었다.
선은 기록에 나타나있듯이
육조 혜능에 의해 학문적 입지가 정립되었다 해도 가언이 아니다.
그러나 혜능의 선학이 그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달마와 그 직계 제자가 존재했기에 가능하다.
달마의 존재에 대해서 확실한 것은 없다고 한다.
혹자는 페르시아 스님이라는 설과 남인도 브라만출신이란 설 등이 분분하다.
그러기에 선학을 인도에서 자극을 받은
중국만의 독특한 형태의 학문이라는 정의가 가장 호응을 받는다.
달마에 이어 제2조인 혜가부터 법안 문익까지....그리고 오늘날 선의 계승자라 자칭하는
사이비 도인들로 이어지는 선은
혜능이 말한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아니고 깃발도 아니요, 단지 그대들의 마음일 뿐리오'라는 선문답에서 출발하여
불교의 '일체유심조'와
'태초에 말씀이 있으니....'로 시작되는 성경과도 직결한다.
그러므로, 나는~
선은 바로 속인의 우둔한 생활에서 시작하여
도인의 생활 속으로 사라지는 선문답같은 철학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책을 덮으면서
선은에 대한 나의 결론은
한마디로 '오리무중'
선은 범인인 나의 일상에도
간간히 나타나는가 하다가, 잡으려고 하면 사라지는
무존재의 연기와 같다.
선학의 황금시대를 덮으며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선문답중,
선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을 요약한다면,
-모든 사물에 즐거움을 갖기 위해서는
어느 것에서도 즐거움을 원하지 말며,
모든 것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것도 갖고자 하지 말고,
온갖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아무 것도 성취하기를 바라지 말며,
모든 것을 알고자 하면 어떤 것도 알고자 하지 말라.
즉 자아의 실현이 가능한 것은 자아가 없기 때문이며,
사는 것이 곧 죽는 것이며,
낮추고 또 낮추어 갈수록 나는 높이높이 올라만 가고
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이말은 성요한의 묵상과
노자의 무지의 지와 신비의 도를 모두 포함한 선의 불꽃이다.
<책목차>
001. 서장/선에 관한 기독교의 견해
002. 선의 기원과 중요성
003. 벽관 바라문 달마와 그의 직계 제자
004. 제육조 혜능
005. 혜능의 돈오법문
006. 마조 도일
007. 백장과 황벽
008. 조주 종심
009. 석두 문하의 대선사들:천황. 용담. 덕산. 암두. 설봉
010. 위앙종의 조사:위산 영우
011. 조동종의 개조:동산 양개
012. 임제종의 개조:임제 의현
013. 운문종의 개조:운문 문언
014. 법안종의 개조:법안 문익
015. 에필로그:선의 불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