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공짜로 타는 것도 미안한데
피곤한 젊은이의 자리까지 빼앗아
미안하다
'너도 늙어봐라'
이건 악담이다
아니다
나만 늙고 말 테니
너는 늙지 마라
늙으면 서러운 게
한두 가지 아니다
너는 늙지 마라
- 이생진, '너는 늙지 마라' -
몇년 전
나이듬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당시
난 혈기방장하여
나이듬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고
나이듬으로 인한 여유를 즐길만큼
나이듬이 좋았던 적이 있었다.
요즘 난,
나이듬의 유무를 떠나
늙는다는 것에 대해 서글퍼지려 한다.
나처럼
매사에 당당하셨던
나의 맘의 요즘 모습을 보고...
최근 기억력에 대한 상실감이 심한 나의 맘,
병원에서 치매약까지 타드시고 계시지만
TV나 영화속에서나 보았던
여자 주인공의 행동을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하셔서
자식들을 당황하게
서글프게, 또는 귀찮게 만드시는 맘을 옆에서 보면서
나이듬은 서글프지 않지만
건강하지 않게 늙는다는 사실에
왠지 두려움마저 든다.
나이듬은 서럽지 않다.
그 속에 나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니
그러나 늙는다는 것,
아름다운 나의 삶의 조각들을 망각할 수도 있음에
요즘 왠지 우울하다.
- 해바라기 신화/ 늙는다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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