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갤러리

다시 연애에 빠지다. <통영기행1>

교육신화 2012. 4. 2. 09:11

바다내음이 옅어진 것일까?

나의 후각이

삶의 세월에 무뎌진 것일까?

쏴아가 코속을 파고들던

그 옛날의 바다 내음은

어디로 갔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얼마만에 둘이 가진 시간 여행속에서

난 시간여행자의 아내란 여행을 떠올렸다.

 

이제 1년간 난 시간여행자의 아내가 되고 싶다.

다시 연애에 빠졌다.

 

늦은 10시 쯤에 거가대교를 타고

처음 발걸음을 돌린 곳,

 

행복을 노래한 둔덕면에 위치한 청마 유치환 생가와 기념관,

그곳에서 오랜만에 문학소녀와 소년이 되어

핸드셋을 끼고 청마의 시를 감상했다.

그리고 비원을 찾아

산방산 비원으로 쏘옥....

아직 비원은 비원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계절 탓이려니 하고, 곳곳을 돌아보는 동안

젊은 부부들이 어린 아이를 데리고

봄나들이 나온 모습에

20여년 전,

잠든 쌍둥이 아들을 차에 싣고

전국을 다니던  우리 가족 모습이 떠올라

빙그레  미소를 지어본다.

 

비원에서 빠져나와

통영 남망산공원 입구에 있는

통영밥상 갯벌로 가서

밥상 B코스를 떠억하니 받고 보니

오늘 점심, 황제&황후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멍게전, 멍게젓갈, 장어구이, 멸치회와 해물모듬, 통영나물....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통영 맛거리들이 한상 그득....

 

배터지게 먹고,

어질게 생긴 주인장 아저씨게 자알 먹었다는 감사의 말을 전하며

우리 둘은 중앙시장통으로 걸음을 옮겼다.

 

2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통영 중앙시장 주변은 관광버스와 봄 통영을 낚으러 온

외지의 많은 관광객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을 이루었다.

 

남망산공원과 중앙시장 옆에 위치한

동피랑 벽화마을 골목길을 접어드니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픈 많은 이들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누구든 어린 시절,

동네 담벼락에 낙서를 한번이라도 하지 않은 이가 있을까?

 

 어린 시절의 어른들 몰래

동네 담벼락에

누구와 누구는 좋아한대요~

란 몰래 낙서를 한 적이 있는 우리들은

동피랑 언덕을 오르며

10여년 전에 가본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보다

더 정겹고 설레는 마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