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노트

문화적 카타르시스!! 7번방의 선물

교육신화 2013. 1. 31. 13:01

 


7번방의 선물 (2013)

9.3
감독
이환경
출연
류승룡, 박신혜, 갈소원, 오달수, 박원상
정보
드라마 | 한국 | 127 분 | 2013-01-23

2013년 새해 들어 내가 나에게 준 선물 중 하나...

난 영화 매니아!!!

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요즘 영화관람에 소원했던 나!

연말에 무릎 수술로 인해 너무나 바빳어 일하느라..

그건 핑게,

그래 새해 첫 영화선물로 내가 결정한 것은 조금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선택했다.

 

7번방의 선물,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답게 류승룡의 지적장애 연기는 정말인가,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지적장애인의 빙의인가? 할 정도였고,

소름이 끼칠만큼 깜찍하게 연기한 이용규(류승룡)의 딸, 이예승역의 아역배우 갈소원, 첨 듣는 이름이지만

대박이다. 충무로 아역배우 랭킹 순위가 바뀔만큼....

 

히죽거리다가, 칼칼 웃다가,

숨죽여 훌쩍거리다가 결국에는 펑펑 눈물 흘리고 만 영화,

7번방의 선물,

2013년, 아니 앞으로 대한민국의 영화산업의  청신호 신호탄임과 동시에

문화적 카타르시스로서의 영화의 입지를 확고히 한 영화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참 이해아기 쉬운 스토리,

지적장애인이지만 자식에 대한 한없는 사랑,

그리고 재소자에 의해 자식을 잃고 재소자에 증오를 갖지만 너무나 인간적인 재소자에 의해

다시 인간미를 되찾는 교도소소장,

우리 사회 뭇군상들의 살아가는 모습(건달, 조폭, 간통범, 사기꾼, 그리고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 등)을

우연찮은 유아사망사고로 연결하여

교도소로 이어져가는 탄탄한 스토리, 그 스토리를 뒷받침해주는 주,조역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

모든 것이 최상인 영화였다.

 

난 참 행복하다.

나를 위해 선물을 할 줄 아는 현명한 생활인이자,

내 발끝 언저리에 마음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관이 있는

내 집이, 내 자유로운 삶이 참 고맙다.

 

7번방의 선물, 강추!!!

 

[줄거리]

흥행킹 류승룡!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딸바보'로 돌아오다! 최악의 흉악범들이 모인 교도소 7번방에 이상한 놈이 들어왔다! 그는 바로 6살 지능의 딸바보 '용구'! 평생 죄만 짓고 살아온 7번방 패밀리들에게 떨어진 미션은 바로 '용구' 딸 '예승'이를 외부인 절대 출입금지인 교도소에 반.입.하.는.것! 2013년 1월 24일 새해, 웃음과 감동 가득한 사상 초유의 합동작전이 시작된다!

1월의 선물 <7번방의 선물>

영화 < 7번방의 선물 > 은 웃기고 울리는 본격 최루 코미디다. 착하고 슬프며 참으로 동화답다. 배우 류승룡이 원톱으로 거뜬히 바보 연기를 선사하고, 한국영화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는 오달수, 김정태, 박원상, 정만식, 김기천 등 흥행조연들이 수감자 삼촌들을 맡았다. 대사 없이 모아놓기만 해도 웃음이 상상되는 조합이다. 건강하고 영특한 박신혜(성인 예승)의 예상 밖의 등장도 반갑다. 여기에 아역배우 갈소원(어린 예승)의 천진하고 명랑한 연기가 엮였다. 감방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주 배경으로 하지만 바보, 아이, 유괴, 강간, 살인, 종교, 그리고 재판과 사건의 재구성 등 흥행코드들을 모두 모아놓았다. 2시간이 조금 넘는 긴 러닝타임은 법정과 교도소,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편집 속에서 관객을 울고 웃기며 물처럼 흘러간다.

< 각설탕 > < 챔프 > 등 감동드라마를 만들어온 이환경 감독이 이번에는 바보 아빠와 천사 딸의 따뜻한 사랑을 담은 휴먼코미디를 선보인다. 영화는 6살 지능에 머문 바보 아빠 용구(류승룡)가 아동유괴, 강간, 살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용구가 수감된 7번방에는 밀수범, 사기꾼, 소매치기, 자해공갈범 등 다양한 잡범들이 모여 있다. 영화는 이들이 공모하여 용구 딸 예승이를 7번방에 데려온다는 엉뚱한 사건으로 전개된다. 스토리는 평면적이며, 예상된 지점에서 웃음과 눈물을 짜낸다. 영화의 구성은 바보 용구 캐릭터처럼 무구하고 티없으나 감상적 타이밍은 기막히게 계산적이다.

영화는 드라마가 아닌 코미디 장르를 택하면서 스토리와 연기의 리얼리티를 강조하지 않는 법을 택했다. 영화는 초반에 교도소의 담장을 채 넘지 못한 노란 풍선을 보여주면서 스토리에 대한 암시를 준다. 동심을 간직한 머리 큰 바보 아빠, 파스텔 톤의 감방, 온정적인 범죄자들 등 모든 조합은 환상적이다. 영화는 장애 아빠가 딸을 기르는 그 지난한 시간의 뼈저린 리얼리티에 괄호쳐놓는다. 피의자 인권, 경찰수뇌부의 부조리함, 재판의 불공평성, 사형제도의 모순 등 사회문제들을 슬쩍슬쩍 건드리지만 적극적으로 의제화하진 않았다. 영화의 모든 소재는 용구와 예승의 애절한 사랑을 위해 동원된다. < 말아톤 > < 바보 > < 마더 > 와 같은 한국의 장애 캐릭터 영화나 < 아이 엠 샘 > 과 같은 장애인 부성애 영화, < 하모니 > 같은 여성 수감자 영화를 연상시키지만, < 7번방의 선물 > 은 과잉되게 부성애에 집중하여 내러티브의 설득력이나 배경과 설정의 현실성을 과감히 포기했다. 분명 머리는 두고 가슴만으로 보라는 영화다.

그렇다면 < 7번방의 선물 > 은 최근 한국영화의 흐름 속에서 메가히트 영화가 될 수 있을까. 바보 아빠 류승룡의 흥행파워는 아마도 강력할 것이지만, 살짝 아쉬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제목이 너무도 헛갈린다. 유사 제목의 영화와 쇼프로그램이 연상되어 주위에서 제목을 옳게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다. 둘째, 크리스마스를 의도해 찍은 영화의 뒤늦은 개봉일이 다소 아쉽다.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시즌용 영화지만, 지난여름 태풍으로 완성이 지연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 7번방의 선물 > 은 순하고 애잔한, 살짝 늦게 도착한 1월의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영화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 7번방의 선물 > 은 바보 아빠에게 보내는 사후적 애도와 힐링의 영화다. 그렇기에 한국사회가 성취하지 못한 어떠한 정치적 실패 내지 좌절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힐 가능성도 없진 않다. 다른 한편 < 7번방의 선물 > 은 최근 개봉한 < 박수건달 > 과 함께 식상해진 조폭코미디의 영특한 변이체로 보이기도 한다. 한동안 추석을 접수하던 조폭코미디물이 드라마를 강화하여 설 시즌을 겨냥한 가족영화로 변화하고 있음이 흥미롭다.
7번방의 선물 - 신파와 부성애의 익숙한 만남 (오락성 6 작품성 6)

 

6살 지능을 가진 아빠 용구(류승룡)는 어느 누구보다 딸 예승(갈소원)이를 잘 키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유아 성폭행 사건에 연루,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예승이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힘들어하던 용구는 우연히 7번 방장 양호(오달수)의 목숨을 살려준다. 교도소 안에서 뭐든지 구할 수 있는 양호는 고마움의 표시로 용구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용구의 소원은 다름 아닌 예승이를 만나게 해달라는 것. 양호와 7번방 패밀리는 예승이를 교도소로 데려오기 위해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운다.

< 7번방의 선물 > 은 용구의 부성애를 전달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영화는 그 목표를 위해 거침없이 달린다. 교도소에서 이뤄지는 부녀의 상봉부터 애틋한 면회 장면, 그리고 딸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용구의 모습까지 자식을 향한 아빠의 사랑이 전달된다. 감독은 자식을 잃은 경찰청장과 교도과장의 아픔도 드러내며 다양한 부성애를 선보인다. 하지만 부성애를 보여주기 위해 잃는 게 너무 많다. 지나친 설명, 과한 설정, 개연성 없는 장면 등은 관객을 지치게 한다. 아무리 자식을 향한 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기 위함이라지만 현실감이 부족한 이야기는 흡입력을 떨어뜨린다.

그럼에도 영화를 미워할 수 없는 건 배우들 덕분이다. 류승룡의 바보 연기는 웃음과 애잔함을 동시에 전한다. 2012년 < 내 아내의 모든 것 > < 광해, 왕이 된 남자 > 를 통해 인지도를 확고히 다진 류승룡은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를 앞장서서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배우가 됐음을 확인시킨다. 아역 갈소원의 연기 또한 인상 깊다. 감정연기가 눈물 한 바가지를 쏟아내게 만드는 신파 장면에 몰려있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의 순수한 감성은 오롯이 전달된다. 오달수, 김정태, 박원상, 정만식, 김기천 등 7번방 패밀리로 출연하는 배우들은 코믹함을 전하며 감정과잉의 덫에 빠진 영화를 끄집어 올린다.

< 7번방의 선물 > 은 이환경 감독의 전작 < 각설탕 > < 챔프 > 와 마찬가지로 신파의 늪에서 벗어나진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신파에 짓눌렸을지언정 용구의 부성애는 확실히 전달된다. 어떻게 해서든 부성애를 밀고 나가는 감독의 뚝심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