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노트

열정이 이렇게 가슴시릴 줄이야~더 레슬러

교육신화 2009. 8. 14. 01:13
영화 줄거리
링에서 모든 걸 잃었고, 모든 걸 얻은... “나는 레슬러입니다” 현란한 테크닉과 무대 매너로 80년대를 주름잡은 최고의 스타 레슬러 ‘랜디 “더 램” 로빈슨’(미키 루크). 20년이 지난 지금, 심장이상을 이유로 평생의 꿈과 열정을 쏟아냈던 링을 떠나 식료품 상점에서 일을 하며 일상을 보내던 ‘랜디’는 단골 술집의 스트리퍼 ‘캐시디’(마리사 토메이)와 그의 유일한 혈육인 딸 ‘스테파니’(에반 레이첼 우드)를 통해 ...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요즘 젊은이들은 말한다.

아니 요즘 잘나가는 성공한 이들은 말한다.

"진정으로 몰입하고 열정을 바치면 언젠가는 만인니 다 인정하는 톱이 된다"고...

그래서 남들이 말하는 출세도 하고 돈도 따르고.....등등,

그러나 더 레슬러를 보면서 그렇지 못한 영역에서의 열정은 사람에게 골병과 염증을 내게 마련임을 극명하게 증명한 영화, 연기파 배우 미키 루크의 근자 최고의 연기를 보게 해준 영화 더 레슬러~

끝내 링에서 관중들의 환호속에 생을 마감한 전설적인 레슬러의 가슴 시린 영화, 더 레슬러~

 

잘나가던 레슬러가 삶의 연장을 위해

처절한 삶의 현장을 기울거리다,

결국은 모든 것을 다 잃고 마지막으로 생을 링에서 마감한다는 스토리로

보는 이로 하여금 그의 딸인 스테파니의 대사처럼

저렇게 살봐야 차라리~ 생에 대한 집착과 돌아오지 않는 명성에 대한 미련으로 너무나 처절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염증덩어리 레슬러의 실화같은 이야기를 연기파 배우 미키 루크의 너무나 레슬러다운 연기로 인해 징그럽다, 잔인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눈을 감아가면서 본 영화~

 

나도 내 직업에 대한 열정을 최대한 가지고 살아가려고, 그리고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하는 직업쟁이임에도 불구하고 레슬러라는 직업의 열정은 단지 관중이 떠난 링에서 홀로 남아 상처를 부여잡고, 더 나은 보여주기 위한 근육질을 기르기 위한 스테로이드 성분의 약물 복용...그리고 그 아픔과 고통을 인내하기 위한 진통제와 약통들의 난무 속에 외로움과 공허함에 몸부림치는 한 인간의 무너짐에 대한 씁쓰레한 이야기 같아서 열정이 이렇게 가슴 쓰리고 누추할 수도, 그리고 사람들에게 홀대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란 것을 새삼 느꼈다.

 

결국 인간은 자신을 모두 버린 일상들보다는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지만 인정하고 환호해주는 것들을 향해 죽음의 길이라도 갈 수 밖에 없음은 부나비나 불나방들이 불을 향해 뛰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임을 레슬러의 인생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평범한 행복을 찾으려 노력..하나 결국은 딸에게, 연인이고 픈 여인에게 버림을 받고...홀연히 사각의 링을 향해 목숨을 담보로 한 경기를 치르는 그의 이름은 레슬러... 그리고 그 역을 위해 존재하는 배우, 미키 루크의 열연으로 마치 실감나는 레슬링 경기와 실화임을 착각하게 해준 영화이다. 미키 루크 한때 헐리우드 최고의 섹시가이이자 최고의 남자 배우로 주름잡았지만 권투 선수로 인해 일그러진 얼굴을 되찾기 위해 시작한 지독한 성형중독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다 무너져버린 뒤에 자신의 이야기와도 같은 한 레슬러의 삶의 연기를 통해 다시 부활을 꿈꾸었지만 사각의 링에서 무참히 쓰러져버린 레슬러처럼 미키 루크의 전성기는 그렇게 끝나는 것 같아보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러나 더 레슬러는 미키 루크에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게 해주었다. 영화의 라스트 신에서 흘러나오는 영화 주제곡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곡의 가사가 머리에 맴돈다.

 

-해바라기의 졸평을 접고 전문 리뷰를 옮겨본다-

미키 루크 개인의 고해성사 시간 <더 레슬러>

  

synopsis

 
‘랜디 “더 램” 로빈슨’(미키 루크)은 현란한 테크닉과 쇼맨십으로 80년대를 주름잡은 전설의 스타 레슬러다. 20년이 지난 지금, 랜디는 식료품 상점에서 일하며 가끔 돈벌이를 위한 레슬링 시합에 나서기도 한다. 그렇게 늘 혼자 지내던 그는 유일한 말동무이자 단골 술집의 스트리퍼인 케시디(마리사 토메이)의 권유로 딸 스테파니(에반 레이첼 우드)를 찾아가지만 오랜 세월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최대 라이벌이었던 아야돌라가 도전장을 내밀고 랜디는 심장 이상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경고를 무시한 채 링에 서려고 한다.

어쩌면 이런 게 진짜 영화의 맛이다. 왕년의 매끈한 섹시가이 미키 루크가 심각한 성형 부작용을 겪고, 늦은 나이에 프로 복서로 활동하다 경력이 망가진 실제 처지, 그러니까 여타의 예술 장르와 달리 ‘배우’ 혹은 ‘인간’이라고 하는 실물에 그대로 새겨진 세월의 흔적을 예술의 질료로 삼을 수 있는 것 말이다. 랜디 역할을 다른 배우가 연기했다면 과연 그 처절한 고통과 기구한 삶의 굴곡을 이만큼 전달할 수 있었을까. 도입부부터 카메라가 줄곧 미키 루크의 뒷모습을 좇고, 이제는 주름질 대로 주름져버린 그의 맨 얼굴을 은근히 비켜갈 때 그 감정은 서서히 고조되기 시작한다. <더 레슬러>의 러닝타임은 온전히 미키 루크 개인의 고해성사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저 매일 단골 술집에서 술 한잔에 일과를 마무리하며, 비좁은 트레일러 안에서 몸을 누이는 랜디에게 프로레슬링은 거부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프로레슬링은 다 짜고 하는 것’이라는 사실 자체를 긍정하면서 보여주는 레슬러들의 대화나 상부상조의 모습 역시 인간적 매력이 넘친다. 어떤 이들에게는 랜디의 개인사와 별개로 그런 모습들이 더 마음을 움직이게 할지도 모른다. 이번 경기에서는 어떤 동작들을 해볼까 서로 궁리하며 토론하고, 시합 도중 “야 이번에는 네가 때려” 하면서 귓속말을 주고받는 그들의 모습은 현실의 랜디만큼이나 이종격투기에 밀려 비인기 스포츠로 전락하고 있는 프로레슬링의 은근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덧붙여 케시디와의 관계도 그저 양념처럼 더해진 로맨스가 아니다. 두 사람 다 옷을 벗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라는 끈끈한 교감으로 이어져 있다. <더 레슬러>는 올해 가장 아름다운 나신을 보여주는 영화다.

<더 레슬러>는 늦깎이 선수의 도전, 가족과의 화해라는 측면에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나 <록키 발보아>(2006)와 비교할 만하다. 가장 다른 점은 역시 프로레슬링이 연출된 시합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작위적인 냄새가 풍기는 이 경기에서 랜디가 겪는 건강상의 고통이 다른 스포츠영화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정말 묘한 경험이다. 그는 원할 때 시합을 그만둘 수도 있고, 적당히 손쉽게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랜디는 그것이 비록 거짓일지라도 최선을 다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바로 연기이고 프로레슬러는 바로 배우이기 때문이다. <더 레슬러>는 미키 루크 스스로 배우로서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언제나 진심으로 연기를 하며 살아왔다고 항변하는 작품이다. <더 레슬러>가 감동적인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더 레슬러’ 삶에 대한 숭고한 이야기


★★★★ 마음에서 우러난 이야기는 진심을 전한다. 원형이 또렷하기 때문이다.

STAFF 감독ㆍ대런 아로노프스키 | 각본ㆍ로버트 D 시겔 | 촬영ㆍ매리스 알버티 | 음악ㆍ클린트 만셀
CAST 랜디ㆍ미키 루크 | 캐시디ㆍ마리사 토메이 | 스테파니ㆍ에반 레이철 우드
DETAIL 러닝타임ㆍ109분 | 관람등급ㆍ청소년 관람불가


WHAT's THE STORY?

80년대를 주름잡은 최고의 레슬링 스타 랜디 ‘더 램’ 로빈슨. 20년이 지난 후 레슬링은 변두리 엔터테인먼트가 돼버렸고, 그와 함께 랜디의 삶 또한 변두리로 몰려났다. 급기야 심장 이상으로 은퇴까지 하게 된 후 랜디는 설 곳도 돌아갈 곳도 없는 존재다. 변두리 스트립 클럽의 랩 댄서 캐시디나 랜디의 유일한 혈육 스테파니의 삶 또한 마찬가지다. 랜디는 현실에 고통받으며 지나온 삶을 사죄하는 대신 목숨을 담보로 내놓아야 하는 링으로 돌아가 그 자신으로서 당당히 선다.

PREVIEW

간편히 신파로 총칭되는 창작물들이 있다. 가파르게 등락하는 감정선의 클리셰가 난무하는 드라마와 영화들은 (신파의 원래 뜻과는 관계없이) 신파로 비아냥대기에 아주 편리하다. <더 레슬러>는 빤한 신파 영화로 여겨진다. 혹시 제목을 듣자마자 ‘설마 한물 간 레슬러의 눈물겨운 인생 영화야?’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맞다. 이 영화는 신파다. 마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핸드볼 선수 아줌마들의 최고의 순간을 다뤘듯이, <더 레슬러> 또한 아저씨 레슬러의 최고의 순간을 다룬다. 공통적으로 대중의 관심 밖으로 물러나 쓸쓸한 리그를 이룬 스포츠의, 인생 또한 기울어가는 선수(들)의, 기어이 자신의 설 곳을 지켜낸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빛내는 순간의 카타르시스가 요체다. 두 영화의 또 다른 공통점은 신파로 치부되기 매우 쉽지만 영화의 진정성, 혹은 이야기의 진심에 의해 면죄부를 발급받는다는 것이다.

<더 레슬러>의 이야기는 별다른 의외성 없이 불 보듯 빤하게 흘러간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랜디의 후진 삶에 바짝 접근해 랜디의 무가치함을 충분히 설명한다. 랜디는 무가치해질수록 더욱더 링으로 돌아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열망을 품게 되고, 감독의 의도대로 랜디의 뜨거운 열이 관객에게 전해진다. 감정을 효율적으로 자극해 울릴 곳에서 확실히 울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레슬러>를 신파라 비아냥거리기엔 찝찝한 무언가가 있다. 주인공 랜디뿐 아니라 모든 주요 인물의 삶이 제아무리 후지고 퇴물 같아 보여도 그 자신이 스스로 존엄하려 하고, 그 스스로가 자신의 당당한 설 자리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에서 숭고한 집념과 의지를 엿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 모습들은 어쩌면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다시 링에 올라선 랜디의 모습은 최고의 순간이다. 랜디의 의지를 응원하고 경외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의 원형은 아주 잘 보존됐고 표현은 일관되게 진솔하다. <더 레슬러>를 통해 미키 루크가 인간으로서 재기하고, 관객과 평단은 물론 영국 아카데미 등 영화제들도 이 영화에 기립박수를 보내는 건 그것이 ‘신파’라서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인간이 숭고해지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것이 마음을 짜르르하게 울려오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씨네21.(www.cine21.com)

미키 루크를 위한, 미키 루트에 의한 영화 ' 더 레슬러'

"미키 루크 자기 이야기구먼." 영화 '더 레슬러'의 시사회 반응은 이랬다. 늙고 지친 왕년의 스타 레슬러를 연기한 미키 루크. 1980년대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보디 히트' '나인 하프 위크' '와일드 오키드'에서의 뜨거운 눈빛의 남자를 기억할 것이다. 당대의 섹스 심벌이었던 그는 희대의 풍운아였다. 1991년 할리우드를 떠나 프로 권투선수로 활동했다. 음주벽, 여성 편력과 추문, 폭력 전과, 두 번의 이혼 등 상처를 안은 채 그는 잊혀진 이름이 됐다. 권투로 일그러진 얼굴을 되찾으려 받았던 성형수술의 부작용으로 젊은 시절의 파릇한 외모도 잃고 말았다.

'더 레슬러'의 '랜디 더 램 로빈슨'은 그러한 미키 루크였기에 생생하고 눈물겹다. 약으로 버티며 링에 오르는 50대 레슬러 랜디는 "커트 코베인(얼터너티브 록밴드 '너바나'의 보컬) 때문에 망쳤어. 음악은 역시 80년대"라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부업으로 일하는 마트에서도 이름표에 예명 '랜디'를 고집한다. 하지만 그 시절을 흥청망청 보낸 그에게는 남남처럼 지내는 딸과 트레일러 집, 그리고 상처만이 남아 있다. 서먹하기만 한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저녁 약속을 했지만 제 버릇 못 고치고 술에 취해 뻗어버린 행태조차 미키 루크의 실제 삶이 겹쳐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영화에서 랜디는 심장병으로 링을 떠나야 하지만 링 밖의 세상이 더 두렵다. 링 위에서 온몸에 철심을 박고 면도칼로 얼굴을 긋는 것보다, 마트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에게 샐러드를 포장해주는 일이 더 어려운 것이다.

근육을 15㎏이나 키우고 훈련을 받아 실제 관중 앞에서 시합을 한 미키 루크는 곧 랜디였다. "세상이 나를 폐물 취급해도 나는 링을 떠날 수 없다"며 목숨을 건 마지막 한 판에 도전하는 랜디는 바로 미키 루크였다.

미키 루크는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영국아카데미, 그리고 각지 영화비평가협회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22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까지 거머쥔다면 그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지은 영화 주제곡을 노래하리라. "피를 쏟고 쓰러져야 그들은 환호하는데 내게 뭐를 더 하란 말이요?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소?"

대런 아로노프스키 연출. 3월5일 개봉.
김희원 기자 h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