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의 후계자이며 선학의 6조 대사를 지낸
선학완성자인 혜능의 대화편에서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아니고 깃발도 아니요, 단지 그대들의 마음일뿐이오"
-모든 것은 마음이다.-
불교의
"일체유심조"와 상통하는 말을 곱씹어보는 하루~
평일 산행은 이래서 좋다.
호젓함과
몰입가경의 경지를 흠뻑 느낄 수 있는,
다다익선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산행에서 많은 산님들은 외롭지 않게하지만
나만의 솔메이트이고 할 때 오히려 걸리적거리는 대상인 것을~
2년전에 한 나의 독백을 지키지 위해
비록 꽃은 만개하지 않았지만
바래봉을 홀로 올랐다.
내마음은 이미 꽃밭이었다.
2010년 5월 19일 울타리 수요산악회를 따라 길을 나섰다.
내리는 비로 인해 8시 20분 부민병원앞에서 승차하기로 한 것이
차가 막혀 8시 50분경 승차하였다.
비땜인지 참가자가 줄어서 앞 줄에 혼자 앉는 행운을 얻었다.
11시 반경 들머리인 정령치에 도착하여 동산할 산님들과 기념사진을 찰칵~
-해바라기 신화 맨뒷줄 현판 바로 앞에서 홀로 주먹 불끈쥔 채로 김치-
한참을 오르니 바래봉의 첫관문인 고리봉(1305) 도착!
물 한모금, 풍경 한접시 후 표시목을 한 컷
다음 목표점인 세걸산(1220)을 향해 촉촉한 공기를 마시며 고고~
시그날의 축제장이라 할만큼 세동치 표시목 인근의 잡목들에
각양각색의 시그날들이 난무하듯이 팔랑거리고 있었다.
시그날은 산님들의 흔적이자 인간의 산동무이기도 하다.
한뎀포 쉬며 드디어 철쭉 군락지라 할 수 있는 팔랑치 도착~
아, 피바다라 할만큼 붉은 철쭉군락지인 팔랑치도
요즘 날씨 이변으로 인해 아직은 반쯤 만개한 미완의 꽃밭...
팔랑치를 넘어 팔랑팔랑 걸어 바래봉으로~
그날 비로 인해 시간 부족으로 바래봉 오르는 것을 금지!
바로 인부로 빠져 날머리인 용산마을 주차장으로 내려가라는 집행부의
엄명을 어기고-사실 산행에서 꼭 지켜야 할 부분중 하나-
2년전, 지리산 종주때 노고단산장에서 만난
대구에 산다는 중년부부-나물캐러 바래봉을 다녀왔다는-와 대화나누며
언젠가 바래봉을 올라 노고단을 추억하리란 나만의 독백을 지키기위해
빠른 걸음으로 바래봉을 올랐다.
아, 바래봉(1165)~
잠시 숨도 쉬지 못하고
바로 발길을 재촉했다.
하산 중 인부 갈림길에서부터 운지암 부근까지
근 1시간을 그동안 내린비로인해
땅의 촉촉함과 자연을 느끼기 위해 맨발로 걸었다.
자연은 정말 위대하였다.
그 철박하고 단단한 대지가
비로 인해 적당히 푹신한 자연길로 변하여
등산화와 구두 등에 갇혀 숨못쉬던 나의 발을
부드럽게, 또는 간지럽게 애무해주는 그 기분~~
집결지인 용산마을 정자에 도착하니
산악회에서 준비한 선지국과 수육, 그리고 막걸리가 푸짐하게 나를 반겼다.
술도, 음식에도 별 욕심이 없는 나였지만
오늘도 무사히 솔메이트와의 데이트를 주선해준
그들의 뒷치닥거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약간의 음식을 먹고
부산으로 출발~~
역시 나혼자 산행은
흐트러진 생각을,
부족한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적 여유를 주어 정말 좋다.
이번 바래봉 산행은
광고사진에서 보는 붉은 색 천지인 바래봉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2년 전 지리산 종주때 약속했던
나만의 약속을 스스로 지키고,
지리산 종주의 추억을 곱씹으며
내 마음에는 이미 철쭉으로 물든 바래봉을
완전히 품고, 또 품은 진실로 행복한 산행이었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또 다시 솔메이트인 지리산이 애타게 보고 싶어진다.
-지리산 시인 이원규님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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