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노트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굿판~오구

교육신화 2011. 11. 25. 23:00

날마다

남들은 다 퇴근한 후

무능해서인지 사무실 컴앞과 서류 앞을 벗어나지 못하는 나날의 연속....

 

참 허망하다는 생각이 잦아든다.

요즘...

가을을 타지 않는 나인데,

아마 허전함을 느끼는 것은

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보니

그리도 좋아하는

문화예술과 멀어져가는

내모습이 이 가을 끝자락에 떨어지는 낙엽같은 모습..

 

밥을 안먹어도,

맛난 것을 못먹어도

간혹

여가를 내어

영화를,

공연을 보면서

나름 문화인이라 자부하면 살아왔는데,

요즘은 완전 미개인이 된듯...

그런 중에 우연한 초청으로 보게 된 오구!

후배 짱이랑 가마골 소극장 8시 공연을 보면서

정말 김복래할멈의 삶과 죽음의 여정을 굿판으로 엿보면서

눈물이 찡한 두시간의 공연을 즐겼다.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과 소통의 시간,

나름 의미있었다.

 

복래할멈의 삶은 우리 어머니들의 삶이며

죽음은 누구나 맞이해야 할 삶의 여정의 마침표,

아들 탁이가 그렇고,

숱한 조문객과 이웃들이 그렇듯이

마지막의 저승사자와 손녀가 나누는 말처럼

죽음은 바로 나의 가슴 속에 있다.

삶과 죽음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가슴에, 바로 나의 가슴에 항상 존재하고 있다.

그러기에 죽음에 대해 한번씩을 생각해보고

나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오구 - 부산

장소
가마골 소극장
기간
2011.11.18(금) ~ 2011.12.11(일)
가격
일반석 30,000원
가격비교예매

 

<작품설명>

 

대한민국 연극사의 아이콘 이윤택 연출
오구는 바로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오구>는 글을 깨우치지 못했던 제 모친이
평생 저에게 읊조리던 잔소리를 엮은 어머니의 모든 것 입니다.”
 
아들에게, 며느리에게, 손녀딸에게 셀 수 없을 만큼 평생 풀어낸 이야기 보따리가 지겹던 제가 어느 날 꾀를 냈어요. 녹음기를 사다 드린 거죠. 시비 한번 걸지 않고 어머니께서 하고픈 말씀을 온종일 다 들어내는 새 말동무였죠. 이야기 보따리가 쌓이고 쌓인 어느 날 녹음기에 쌓아 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는데 그건 귀에 딱지 않게 들으며 외워낸 그것이 아니었어요.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어제를, 그제를 이야기하던 어머니는 어느새 너와 나를 오가며 구성진 희곡의 주인공 마냥 노래 한 자락에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그것은 이미 머리 알이 굵어진 채 어머니처럼 백발 희끗 어른 아이로 자라난 아들의 가슴을 꿰뚫어냈습니다. 오구는 그렇게 어머니의 잔소리에서 시작해 어머니의 삶 속에서 제 평생의 영감을 찾아낸 저의 대표 희곡입니다.”

<오구>가 돌아왔다! 대한민국 연극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22년간 명맥을 이어 온 불세출의 명품연극
 
1,200여 회, 40만 관객, 평균 객석점유율 97%의 경이로운 기록!

가마골소극장 25주년 기념공연 아홉번째 작품으로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한 연극, 이윤택 작/연출의 <오구>가 공연된다. <오구>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연극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다.
1989년 서울연극제 초연 이래 22년간 1,200여 회 공연에40만 관객이 들어 평균 객석 점유율 97%를 입증한 명품연극 <오구>. 팔순 노모(老母) 황씨 할매의 죽음을 두고 벌어지는 엉뚱하고도 구성진 해프닝을 그린 이 작품은 이윤택 연출이 실제 자신의 팔순 노모를 모델로 한 그의 대표작이다.
 
<오구>는 인생의 일부지만 늘 두렵고 무서운 것이라 여겨져 온 ‘죽음’을 익살스러운 재담과 몸짓으로 코믹하게 그려내며 망자에 대한 슬픔을 한국 특유의 해학적 정서로 춤추고 노래한다. 이로써 삶과 죽음의 깊은 경계를 사라지는 ‘오구-죽음의 형식’을 신명 나는 굿 한판으로 담아낸다. 이렇게 울고, 웃기를 반복하는 동안 <오구>는 팔순 노인서부터 꼬마 손주에 이르기까지 온 세대가 함께 즐기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여 20 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사랑 받는 한국 연극이다.
 
특히 무겁고 엄숙한 죽음의 가치를 한국적인 해학의 정서로 터치해 낸 희곡과 연출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초연 이듬해인 1990년 일본 동경 국제연극제, 1991년 독일 에센 세계연극제에 참가, 1998년에는 베를린 세계문화의 집 초청 공연에 러브 콜을 받으며 이미 세계적으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예술의전당, 동숭아트센터, 정동극장 등 서울을 비롯 전국 30여 개의 공연장 무대에 오르며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귀신 붙은 연극’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바 있다.

열린 무대의 미학 - 관객과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살 냄새 나는 연극
오구는 독립적인 장면이 이어지는 전통극의 구조를 취하고 있으면서 말, 노래, 마임, 각지방 사투리까지 풍부한 전통문화가 총체적으로 담겨있다. 이런 다양한 구성들이 <오구>를 열린 연극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연극 자체가 꽉 짜여진 이야기가 아닌 에피소드 형식으로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서로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정해진 결말을 향해 극이 진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자유로운 상상에 따라 다르게 받아 볼 수 있는 열린 연극이다. 무대 위의 연극이 아니라 관객이 배우로, 배우가 관객이 될 수 있는 공연이다.
무대에 관객이 올라오면 관객은 그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이 아닌 배우가 될 수 있다. 또한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도 공연과 하나가 되어 공연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또한 오구 공연에는 연령제한이 없다.

어린 아이부터 팔순 노모까지 3대가 다같이 극을 만들어 가고 즐길 수 있는 연극 <오구>.바로 이 개방성이 이 연극 <오구>가 2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긴 생명력의 비결이다.

신명나는 저승길 - 눈물 속에서 피어 나는 웃음
<오구>는 늙은 어미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아들에게 산 오구굿을 해달라 하며 공연이 시작된다. 오구 굿 중에 늙은 어미가 죽으면서 산 오구 굿판은 초상집으로 변한다. 남편 없이 평생 자식을 키우느라 고생만 한 노모가 죽음을 앞에 놓고 하는 푸념은 마음 아프지만 노모의 코믹스런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에 재미를 더했다. 죽음을 맞이한 후 전통장례 의식 조차 코믹하게 보여줌으로써 연극 속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거리감을 없앴다. 이것이 한국적 해학, 마음의 한을 해학으로 승화한 것이다. 또한 죽음과 그 죽음 이후의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의 생생함을 보여준다. 죽음을 잊고 슬픔과 고통과 공포를 춤과 노래와 웃음으로 극복하려는 것이 우리 내 삶이고 한국적인 낙천성이다.
<오구>는 저승세계에 대한 막연한 우리의 생각과 형태를 무대에서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저승은 관념적인 세계가 아니라 죽음을 거쳐 이승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또 하나의 세상인 것이다. 죽은 자를 데리러 오는 저승사자도 일상에서 쉽게 만난다. 초상집에는 물론 명절에도 제사를 지내는 집에서는 저승사자를 위해 밥을 따로 마련 해놓는 등 배려를 잊지 않는 것이 우리 내 정서이다. 이렇게 저승은 우리에게서 동떨어진 세계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세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