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스텔라

첫고백=또 다른 나눔

교육신화 2011. 2. 28. 20:32

2011년 2월 27일 일요일 저녁 8시 50분.

서울에서 집안 행사로 우리 집에 오신

서울 시고모부부와 딸 현진의 저녁 상을 물리고

일요일 미사에 갔다.

 

토요일 시집 행사로 1박 2일 하고 와 고달팠지만

왠지 오늘 첫고해성사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그런 마음으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길을 나서

성당으로 향했다.

 

고해실 앞에 이미 한분이 서계셨다.

그 분이 들어가고 미사 시간이 점점 다가오자

오늘 고해하지 말까?

시간이 너무 없잖아...하는 생각으로

잠시 망설였지만

내 뒤에 두분이나 서 계시길래

용기를 내어 고해실로 들어갔다.

 

첫 고백,

정확하게는 세례를 받고 하는 첫 고해성사..

영화에서나 본 고해성사..

그것을 나도 하게 되었다.

 

-첫고해입니다.~-

그 뒤에 짧지만 나눈 고해..

 

나의 첫고해 사제,

우리 성당의 보좌신부님...

아마 신부님도 내 목소리를 어렴풋이 아셨을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나는 아직 목소리가 알려지지 않은 인물,

하지만 난 알았다.

신부님의 목소리는 너무나 잘 알려져,

나의 고해 사제가 보좌신부님이라는 사실~

 

어떻게 했는지..

잘은 모르지만

신부님이 나에게 던진 보속은

-'가정의 기도' 2번을 하십시오- 였다.

 

눈에는 눈물도 다소 촉촉해있었고,

나와서 미사를 드리며 참 편안했다.

 

나의 첫 고백이

결국은 가정의 주제였다는 사실에

난 깜짝 놀랐다.

 

그동안 교리공부를  하면서

세례를 받으면서

첫 고해성사를 준비하면서 그날이 오면....

난 이렇게 할꺼야를 수도 없이 되뇌였는데,

공식적인 첫고해성사의 날에는

공적인 일로 인해 불참하므로

예기치 못한 날,

갑작기 생겨난 고해하고싶은 마음으로

준비도 없이 불쑥 고해실을 찾은 나,

 

참 신기하다

그동안 준비한,

마음 속으로

근사하게 첫고백해야지....

 벼르던 것도 다 날라가버리고,

결국 아내이자, 엄마이기에

가정사를 첫 고해로 해버린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나의 첫 고백이,

봄을 재촉하는 꽃샘 비와 함께

예기치 못하게 진행되었음에

단지 아쉽지만,

참 후련하다는 생각이 흐른다.

 

카톨릭의 고해성사!

참 의미롭고,

삶의 힘든 고비고비마다

스스로의 해결책이자 위안일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하느님,

더 말하지 못한 죄를 용서해주시며,

저의 첫 고해성사를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날 미사는 나의 첫 고해를 기념하기라도 한듯

복음시간에

볼리비아에 파견나간 수녀님이 나오셔서

외방선교수녀회의 후원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셨다.

 

정말 어렵게 사는 볼리비아 사람들을 위해

나의 작은 것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외방선교수녀회에 감사드리며

그들을 후원하는 작은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낼 것을

약속하며 후원서를 제출하는

의미있는 시간도 가졌다.

 

나의 첫고백=또 다른 나눔의 시간,

정말 감사드린다.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