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7일 일요일 저녁 8시 50분.
서울에서 집안 행사로 우리 집에 오신
서울 시고모부부와 딸 현진의 저녁 상을 물리고
일요일 미사에 갔다.
토요일 시집 행사로 1박 2일 하고 와 고달팠지만
왠지 오늘 첫고해성사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그런 마음으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길을 나서
성당으로 향했다.
고해실 앞에 이미 한분이 서계셨다.
그 분이 들어가고 미사 시간이 점점 다가오자
오늘 고해하지 말까?
시간이 너무 없잖아...하는 생각으로
잠시 망설였지만
내 뒤에 두분이나 서 계시길래
용기를 내어 고해실로 들어갔다.
첫 고백,
정확하게는 세례를 받고 하는 첫 고해성사..
영화에서나 본 고해성사..
그것을 나도 하게 되었다.
-첫고해입니다.~-
그 뒤에 짧지만 나눈 고해..
나의 첫고해 사제,
우리 성당의 보좌신부님...
아마 신부님도 내 목소리를 어렴풋이 아셨을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나는 아직 목소리가 알려지지 않은 인물,
하지만 난 알았다.
신부님의 목소리는 너무나 잘 알려져,
나의 고해 사제가 보좌신부님이라는 사실~
어떻게 했는지..
잘은 모르지만
신부님이 나에게 던진 보속은
-'가정의 기도' 2번을 하십시오- 였다.
눈에는 눈물도 다소 촉촉해있었고,
나와서 미사를 드리며 참 편안했다.
나의 첫 고백이
결국은 가정의 주제였다는 사실에
난 깜짝 놀랐다.
그동안 교리공부를 하면서
세례를 받으면서
첫 고해성사를 준비하면서 그날이 오면....
난 이렇게 할꺼야를 수도 없이 되뇌였는데,
공식적인 첫고해성사의 날에는
공적인 일로 인해 불참하므로
예기치 못한 날,
갑작기 생겨난 고해하고싶은 마음으로
준비도 없이 불쑥 고해실을 찾은 나,
참 신기하다
그동안 준비한,
마음 속으로
근사하게 첫고백해야지....
벼르던 것도 다 날라가버리고,
결국 아내이자, 엄마이기에
가정사를 첫 고해로 해버린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나의 첫 고백이,
봄을 재촉하는 꽃샘 비와 함께
예기치 못하게 진행되었음에
단지 아쉽지만,
참 후련하다는 생각이 흐른다.
카톨릭의 고해성사!
참 의미롭고,
삶의 힘든 고비고비마다
스스로의 해결책이자 위안일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하느님,
더 말하지 못한 죄를 용서해주시며,
저의 첫 고해성사를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날 미사는 나의 첫 고해를 기념하기라도 한듯
복음시간에
볼리비아에 파견나간 수녀님이 나오셔서
외방선교수녀회의 후원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셨다.
정말 어렵게 사는 볼리비아 사람들을 위해
나의 작은 것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외방선교수녀회에 감사드리며
그들을 후원하는 작은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낼 것을
약속하며 후원서를 제출하는
의미있는 시간도 가졌다.
나의 첫고백=또 다른 나눔의 시간,
정말 감사드린다.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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